"고추장이 을매나 쉽노? 우리 농산물로 직접 만들어 드시소" - 식품명인 제45호 성명례 선생의 경북 청송 맥꾸룸을 다녀와서

박재영 기자 / 2024-07-16 16:02:29
글: 사단법인 간장협회 최애란 이사
성명례 명인의 고추장부터 청송 닭불고기 시연까지
'겹된장'의 방식으로 생산하는 맥꾸룸만의 전통 장

 

​경북 청송시 파천면에 위치한 한국맥꾸룸의 전경(송주원) /사진= 한국맥꾸룸 홈페이지

 

간장협회 7월의 찾아가는 장독대는 경북 청송에 위치한 맥꾸룸입니다. 사과의 산지답게 한쪽에 사과밭이 있고 소나무가 많은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있는 맥꾸룸은 3대째 이어져 오는 우리장의 산지입니다. 1대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명인이 되신 성명례 선생님은 여든의 나이에도 곧은 자세와 힘 있는 목소리로 “고추장이 을매나 쉽노? 우리 농산물로 직접 만들어 드시소.”하시며 시연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머니를 이어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따님 권혜나 실장은 맥꾸룸의 회사 소개와 찹쌀고추장을 이용한 청송의 닭불고기와 우리간장으로 간을 한 부지깽이나물과 콩나물무침의 실습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고추장 시연 전 교육을 마친 맥꾸룸 성명례 명인 /사진= 간장협회

 

35년을 이어온 가업에 녹아있는 부모님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따님의 잔잔한 설명을 들으며 맥꾸룸의 장독대를 둘러보았습니다. 맥꾸룸의 된장은 간장을 가르고 나서 된장에 메줏가루와 소금물을 부어 다시 발효하는 ‘겹된장’의 방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소금물에 담긴 메주의 숙성시간을 늘려 간장이 충분히 우러나오게 한 다음 된장은 된장대로 더 풍부한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었습니다.

맥꾸룸만의 장독대 특별한 보관소 / 사진= 간장협회

 

아름다운 자연환경이어서 장냄새를 맡고 모여든 수많은 벌레에 고심하다가 찾아낸 묘책도 있었는데 350kg의 커다란 항아리들을 다섯 겹의 비닐하우스 안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비닐과 부직포로 다섯 겹을 둘러쳤으니 웬만한 벌레는 들어오지 않지만, 앞뒤의 문은 공기를 통하게 하여 바람이 항아리를 감싸 나가게 하고 광목천으로 항아리 뚜껑을 대신하여 호기성발효의 특징은 살리고 추운 겨울 장독 파손을 막고 여름철 벌레의 침입을 막았습니다.

한국맥꾸룸 권혜나 실장(둘째줄 다섯 번째), 성명례 명인(둘째줄 여섯 번째)과 7월 찾아가는 장독대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쿡앤셰프

 

우리장은 담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에 따라 그 방식도 맛도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맥은 우리의 근본인 장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아버님의 뜻을 담아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콩이 많이 나는 청송이니 청송의 콩을 매년 120톤에서 150톤을 구매한다고 합니다. 우리장의 산지는 모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하신다는 겁니다.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하며 우리의 발효균을 찾아 지키고 이어가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단법인 간장협회의 생산자 회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아미산쑥티된장·사단법인간장협회 우춘홍 대표이사, 장만나는 임미숙 대표, 건강선생이종숙 이종숙 대표, 한국맥꾸룸 성명례 명인과 권혜나 실장,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 신선교 대표, 건강선생이종숙 전영선 실장 / 사진= 쿡앤셰프

 

부모님들이 한평생을 바쳐 우리 장의 발효를 지켜왔다면 가업을 물려받은 2세대들은 이를 널리 알리고 가업을 더 단단하게 지키는 노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꾸준히 수출 길을 열어 이어가려는 노력과 어떻게 하면 우리장이 보다 쉽게 우리 곁에 있을 수 있을지 우리장과 우리 음식의 정세를 읽어내고 협업하고 서로 응원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맥꾸룸의 제품 고추장 등을 사용하여 만든 청송닭불고기 / 사진= 간장협회

 

서로를 알아보고 응원하며 힘을 얻기 위한 여정은 계속됩니다. 9월에는 경북 김천 임미숙 대표의 ‘장만나는’에서 만나요!

사단법인 간장협회 최애란 이사

장독대 / 편집자: 박재영 기자 jaeng3210@gmail.com 

[ⓒ 장독대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재영 기자

장, 김치, 술 등 한국 발효 식문화에 관한 기사 제공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