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을 원칙으로 하는 18가구, 24명의 회원이 모인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

투구새우와 우렁이가 느긋하게 살고 있는 6월의 풍경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의 농장과 가공단지를 다녀왔습니다. 한낮 기온이 33도나 된 뜨거운 여름이었습니다. 괴산에 위치한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은 올해로 31년이 되는 유서 깊은 단체입니다.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의 신선교 대표님은 간장협회 찾아가는 장독대에 빠짐없이 참여하시는 분이어서 자주 인사를 나누었지만 이렇게 손님을 맞이하시는 모습으로 뵈니 더욱더 반가웠습니다.

솔뫼의 장독대는 지금까지 찾아갔던 다른 장독대와는 남다른 특징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기농을 원칙으로 하는 18가구 24명의 회원이 운영하는 영농조합법인이 장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토마토와 건고추, 찰벼와 블루베리를 유기농으로 지어서 전량 ‘한살림’에 공급하는 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이며 역사는 31년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창립하고 얼마 안 가 메주와 고추장을 한 살림에 공급하게 되었다고 하시니 메주의 역사도 절대 짧지 않습니다.

솔뫼의 메주는 하루 겉 말림을 하고 유기 볏짚을 깐 황토방에서 이틀에 한 번씩 돌려가며 8일 동안 천천히 균을 배양합니다. 이후 30도를 넘지 않는 조건에서 약 45일의 발효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30년 가까이 사랑을 받아 온 솔뫼의 메주는 괴산의 동네 어르신들에게 비법을 물어가며 차근차근 안정적인 대량생산의 기반을 다져왔다고 하네요. 이렇게 만들어진 메주는 항아리에서 30개월 동안 발효를 거쳐야 드디어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공공장을 둘러보고 농장으로 이동해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맛보게 된 그 맛과 향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솔뫼농장에 들어서니 모내기를 마친 어린 벼가 가지런히 자리 잡은 파릇파릇한 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논에 사는 투구새우를 보여주는 신선교 대표님의 목소리와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투구새우는 살아있는 고생대 화석입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물을 빼고 겨울을 나는 논에서만 볼 수 있는 새우입니다.

투구새우는 멸종위기종이었는데 유기농을 짓는 논이 많아지면서 2012년 멸종위기종에서 풀려났습니다. 관행농도 유기농도 귀하고 귀한 우리의 농업입니다. 다만 우리가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을 때 사라졌던 생물종이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신선교 대표님은 점심을 차려 주시며 함께 손님을 맞이해 주신 마을 활동가와 영농조합법인의 회원들, 그리고 가공공장의 직원들도 소개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란 콩으로 직접 메주를 만들고 항아리에서 모든 계절을 담아내야 하는 우리장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은 그야말로 ‘지켜내는 일’이지요. 이 일을 농사를 짓는 분들의 힘으로 마을을 중심으로 이어가고 지켜내고 있다는 것, 대표님이 전달하고 싶은 진심이었습니다. 괴산은 귀농을 하시는 분들이 과거에 비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귀촌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솔뫼의 가공공장은 귀촌하는 분들이 일을 하면서 마을에 정착을 돕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도 하시네요.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의 앞으로의 30년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편집자: 장독대 / 박재영 기자 jaeng3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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