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 숙성으로 완성된 전통의 깊이를 느끼다

오크통은 유럽에서 와인과 위스키를 숙성시킬 때 사용한다. 오크통은 로부르참나무가 술에 독특한 향과 맛을 더해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숙성 도구가 되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오크통은 시간이 흐를수록 술에 깊고 다양한 풍미를 더해준다. 지금부터 오크통의 향과 맛이 가득 담긴 전통주 5종을 만나보자.
그을린 오크와 바닐라의 달콤한 향이 만난 '바야흐로 오크 40'

바야흐로 오크 40은 충청북도 영동에 위치한 ‘불휘농장’에서 만들어진 증류주이다. 바야흐로 오크 40을 만드는 불휘농장은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된 이력이 있다. 바야흐로 오크 40 한 병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섯 병 이상의 와인을 증류시켜야 한다. 포르투갈산과 국내산 오크통에 1년 정도 숙성하는 과정을 거치면 그을린 오크 향과 바닐라의 달콤한 향이 입혀진다.
잘 익은 사과를 온전히 담아낸 '추사 40'

추사40은 다양한 품종의 사과를 블렌딩하여 사과와인을 만든 다음 이를 증류해 오크통에 숙성시켜 만든다. 프랑스 노르망디의 깔바도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사과 브랜디라 할 수 있다. 추사는 ‘가을 사과’와 ‘가을 이야기’라는 뜻뿐만 아니라 예산이 고향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과 정신을 담은 전통주다. 패키지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작품인 ‘불이선란도’를 담아 꺾이지 않는 마음과 의지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나무의 은은한 향과 바닐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서울고량주 오크'

서울고량주 오크는 충청북도 영동에서 재배한 수수를 이용하여 만든 오크 숙성 고량주이다. 수수를 발효하여 증류주를 만든 뒤 오크통에 숙성하여 나무의 은은한 향과 바닐라의 풍미가 극대화되었다. 서울고량주 오크는 스트레이트 방식으로 마실 경우, 코끝에 맴도는 오크의 진한 향과 고도주 특유의 스파이시한 목 넘김을 느낄 수 있다. 얼음을 넣어 마시는 언더락 방식은 바닐라와 과실 향이 은은하게 남아있어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바닐라와 오크의 묵직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서울고량주 오크는 유산슬, 삼선 누룽지탕, 라조육 같은 중화 음식과 함께 먹기 좋다.
위스키 마니아들에게 호평받은 맛 '마한오크 40'

마한오크 40은 위스키 마니아들에게 호평받는 소주이다. 부드러운 곡물향이 나면서도 바닐라, 초콜릿, 다크 체리의 다채로운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위스키보다 더 진한 색상을 띄고 있는 마한오크 40은 상압 증류한 쌀 소주를 1년간 오크 숙성하여 완성되기 때문에 ‘쌀스키’라고도 불린다. 마한오크 40은 쌀의 단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다가 입안 가득 오크의 진한 향이 퍼지면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목 넘김이 매력적인 마한오크 40은 달콤한 크래커나 견과류같이 담백한 맛의 간식과 페어링 하기 좋다.
군고구마와 오크의 스모크한 만남 '화심오크 군고구마'

화심오크 군고구마는 이름 그대로 구운 고구마를 원재료로 사용한 술이다. 고구마에 불로 태운 스모키한 향을 입혀 진한 향을 담아냈다. 화심오크 군고구마는 버번위스키를 숙성했던 오크통을 활용하는 방식인 ‘버번 캐스크’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달콤한 바닐라 향과 맑은 황금색을 띤다는 특징이 있다. 오크와 군고구마의 스모키한 향을 느낀 후에 한 입 머금으면 소주의 달콤함이 입 안 가득 퍼지며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 군고구마의 달콤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화심오크 군고구마는 감칠맛이 느껴지는 꼬치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은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오크통에서 1년 이상 숙성된 소주는 위스키에 가까운 술이 된다고 한다. 최근 오크 숙성 소주라는 새로운 장르가 개척되면서 골드 계열의 오크 숙성 소주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향으로 한 번, 입으로 두 번 맛볼 수 있는 오크 숙성 우리술과 함께라면 느슨했던 술자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제니 장독대뉴스 기자 jennykim.jdd@gmail.com
[ⓒ 장독대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