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철학과 마을 공동체가 빚어낸 깊은 맛의 전통 장… 충북 괴산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 - 간장협회X장독대뉴스 기획시리즈 ⑧ [인터뷰]
김민지 기자
gim663071@gmail.com | 2026-08-05 16:32:43
농한기 어르신과 귀농인이 함께 메주 쑤는 따뜻한 상생의 ‘마을기업’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위치한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대표 신선교)은 30여 년간 유기농업을 이어온 농업인들이 함께 만든 마을 공동체이자 전통 장 생산지다. 유기농 농산물 재배부터 장류 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유기농 원칙으로 이어오며, 건강한 먹거리와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 있다.
‘솔뫼’라는 이름은 조합이 자리한 마을 일대를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솔뫼골’이라고 불러왔고, 유기농 농사를 짓는 조합원들이 뜻을 모아 자연스럽게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32년 유기농 외길… “생태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농업”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의 시작은 약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기농업을 지향하던 여섯 가구가 뜻을 모아 농사를 시작했고, 약 20년 전부터는 직접 장류 가공에도 나섰다.
신선교 대표는 “과거 농약 중독의 아픔을 직접 경험했던 농업인들이 '사람의 건강은 물론 자연 생태계가 함께 살아가는 농업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어 유기농을 시작하게 됐다”며 “농사는 각자 짓지만 생태와 사람이 공존해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하는 느슨한 공동체를 만들었고, 현재는 24명의 조합원이 그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류 생산 역시 사람과 자연을 모두 살리는 유기 농업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농사를 지으며 남는 고추 등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해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 메주와 된장, 간장으로 품목을 확대했다.
신 대표는 “땅과 생태를 살려 키워낸 유기농 농산물인 만큼, 가공 과정에서도 일반 원료를 사용할 수는 없었다”며 “재배부터 가공까지 '자연과 사람의 상생'이라는 유기농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현재는 완제품에 대한 유기가공식품 인증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속리산 해발 270m 산바람과 맑은 암반수… 첨가물 없이도 끌어낸 깊고 구수한 ‘천연 감칠맛’
솔뫼유기농영농조합이 자리한 괴산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다.
괴산군 면적의 70% 이상이 산지이며, 조합이 위치한 곳은 속리산 국립공원 자락과 인접해 있어 대규모 공장이나 축산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운 환경이다.
해발 270m 높이의 산자락에 위치해 일조량이 풍부하고 바람이 잘 통하며, 산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맑은 암반수를 사용해 장을 담근다. 괴산의 맑은 물과 사계절 바람이 어우러져 인위적인 첨가물 없이도 깊고 구수한 천연 감칠맛을 끌어낸다.
농한기 가마솥 앞에 모인 주민들
솔뫼유기농영농조합은 생산시설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마을기업이기도 하다.
정부의 마을기업 제도가 도입될 당시 이미 오랜 기간 공동체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던만큼 초창기부터 마을기업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신대표는 공동체 운영의 큰 장점으로 ‘함께하는 힘’을 꼽았다.
그는 “힘든 일이 생기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나누고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의사결정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여러 의견을 듣다 보면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의 가장 큰 자산은 단연 ‘사람’이다. 농한기인 12월부터 3월 사이,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모여 다 함께 메주를 쑤고 고추장을 만든다. 소외되기 쉬운 농한기 시골 마을에 소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새로 이사 온 귀농·귀촌인들에게는 마을 이웃과 어울리며 정착하는 교류의 장이 되어준다.
신대표는 “마을 분들이 단순히 품삯을 받고 일하는 게 아니라 내 일처럼 정성을 다하신다”며 “그런 따뜻한 마음과 정직함이 장맛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솔뫼 장만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참발효 어워즈 3관왕’ 입증… 소비자가 먼저 찾는 깊고 정직한 맛
현재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은 된장, 고추장, 간장, 메주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누룽지 등 다양한 가공식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간장은 2019 참발효 어워즈, 고추장과 된장은 2021 참발효 어워즈에서 수상해 3관왕에 오르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신 대표는 한살림을 통해 공급되는 고추장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특히 높다고 소개했다.
온라인 판매보다 로컬푸드 직매장과 공공급식, 그리고 기존 소비자들의 재구매를 통한 직거래 비중이 높은 것도 솔뫼유기농영농조합의 특징이다.
"큰 성공보다 오래가는 전통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조합의 목표는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신대표는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다 보니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욕심을 내기보다 조합원과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품질 좋은 장을 꾸준히 만들어 건강한 먹거리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배 생산자들에게는 전통 장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통 장은 우리 식문화를 지켜온 소중한 먹거리"라며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도 "우리가 먹는 음식이 결국 우리 몸을 만든다"며 "가끔은 정성껏 끓인 된장국 한 그릇으로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식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장독대 / 김민지 기자 gim663071@gmail.com
솔뫼유기농영농조합
주요 제품: 유기농 전통된장, 유기농 전통 찹쌀고추장, 유기농 전통간장,
무농약쌀 100% 누룽지, 솔뫼 전통메주
주소: 충북 괴산군 청천면 이평4길 40
전화번호: 043-833-8840
이메일: solmoefarm@gmail.com
사단법인 간장협회(회장 우춘홍)는 장류 생산자·요리사·교육자·소비자 등이 함께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비영리단체로, 한식 간장을 비롯한 전통 장류의 올바른 장 문화를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간장협회 X 장독대뉴스 기획시리즈]
① 대전 '다정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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