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뛰어넘는 재료로 빚어진 우리술의 색다른 이야기

▲ 이색 전통주 / 사진=더술닷컴
전통주의 매력은 그 깊은 맛과 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적인 쌀과 밀 외에도 독특한 재료를 활용해 창의적으로 빚어낸 이색 전통주들이 우리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각기 다른 재료와 조합으로 탄생한 전통주의 특별한 매력을 만나보자.
커피 원두와 소주의 만남, 게이샤

강원도 홍천의 마마스팜 양조장에서 빚은 <게이샤>는 홍천산 쌀로 만든 전통 소주에 에티오피아 게이샤 커피 원두를 더해 완성한 독창적인 술이다. 열대 과일과 꽃 향의 아로마, 커피 특유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원액 그대로 마시거나 온더락으로 즐기면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페어링 음식으로는 케이크와 스테이크가 제격이다.
토마토와 바질의 조합, 지중해핑크

양평의 C막걸리가 선보인 <지중해핑크>는 유기농 토마토와 바질을 활용해 신선함을 담아낸 막걸리다. 바질 특유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블러디메리를 떠올리게 하는 맛 덕분에 ‘K-블러디메리’라는 별칭도 붙었다. 잔에 핫소스를 한 방울 더하면 한층 더 개성 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페어링 음식으로는 피자,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과카몰리 등이 잘 어울린다. 이 음식들과 함께하면 입안에서 폭발적인 풍미의 조화를 느낄 수 있으며, 막걸리의 부드러움이 극대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청양고추가 들어간 한국식 쌀 보드카, 쇼어 RED

<쇼어 레드>는 강원도 인제산 쌀로 만들어진 브리즈앤스트림 양조장의 특별한 ‘쌀 보드카’다.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해 깨끗한 맛이 특징이며, 여기에 인제산 고랭지 청양고추를 더해 독특한 풍미를 완성했다. 청양고추 보드카라는 새로운 시도로 탄생한 쇼어 레드는 알싸한 풋고추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깔끔한 단맛과 40도의 묵직한 알코올감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차갑게 즐길 때 그 풍미가 더욱 돋보이며, 목넘김이 부드럽고 특유의 상쾌함까지 더해진다. 삼겹살이나 전과 곁들여 마시면 고소한 음식 맛을 돋우며 술의 풍기가 더 살아날 것이다.
제주도 레드비트의 빨간 맛, 드랍더비트

<드랍더비트>는 제주도 왕지케양조장에서 제주산 레드비트를 사용해 빚은 술이다. 선명하고 붉은 빛깔은 화학적 색소 없이 오직 레드비트로만 내어 더욱 눈길을 끈다. 병을 열면 달콤한 향과 은은한 흙 내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첫 모금에서는 연한 단맛이 느껴지다가 곧바로 산미가 입안을 감싼다. 끝맛에는 쌉쌀함과 함께 혀를 살짝 조이는 탄닌감이 남아 독특한 여운을 준다. 깔끔한 목넘김과 비트의 알싸한 맛은 이 술의 매력을 한층 더한다. 안주로는 특유의 흙 향과 어울리는 인삼을 활용한 요리가 적합하며, 삼계탕이나 갈비찜과 함께할 때 최고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크렘브륄레 맛이 나는 포스트모던 막걸리, 리치 앤 크리미

<리치 앤 크리미>는 전통주를 분해하고 재구성해 새로운 우리술을 창조하는 서울효모방에서 선보인 탁주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 접근에서 탄생한 이 술은 우유, 계란, 바닐라빈 같은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 차별화된 맛을 선사한다. 리치 앤 크리미는 진한 커스타드 풍미에 요거트를 연상시키는 산미가 더해져 깊고 고소한 유크림 맛과 직접 구운 캐러멜의 달콤한 향이 조화를 이룬다. 크렘브륄레를 모티브로 한 술인 만큼 식후주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크로아상이나 소금빵처럼 향이 강하지 않은 빵과 함께 마시면 이 술의 매력이 한층 돋보인다.
전통주를 새롭게 해석한 이색 전통는 파티나 모임에서 색다른 주목을 받을 만한 매력을 지녔다. 독특한 재료와 스토리가 더해진 우리술, 다음 모임에서는 전통주의 새로운 매력을 알아보는 건 어떨까.
김제니 장독대뉴스 기자 jennykim.jd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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